광고에 계정 공유 금지까지… 넷플릭스 변신인가 배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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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린보이 댓글 0건 조회 7,753회 작성일 23-02-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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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사취조단 1기 ❽
넷플릭스의 노림수 1편
정반대 행보 시작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도입하고
제3자 공유 계정도 금지 나서
OTT 시장 1등 지킬 수 있을까

#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새로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도입한 이 요금제는 광고를 봐야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대신, 가격이 기존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형 요금제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날 거라는 게 넷플릭스 측의 설명이다.

# 해가 바뀐 2023년엔 좀 더 과감해졌다. '계정 공유 금지'란 새 원칙을 꺼내 들었다. 앞으론 가족을 제외한 제3자가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할 수 없다. '소비자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내건 광고형 요금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계정 공유 금지에선 가입자 수를 늘리겠다는 넷플릭스의 속내가 훤히 보인다.

# 문제는 넷플릭스의 달라진 정책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느냐다. 박혜빈 세종대(경영학) 학생이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약일까 독일까(더스쿠프 통권 516호)' 기사를 읽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한 넷플릭스의 행보에 물음표를 던졌다. 대학생과 더스쿠프, 온라인 북 제작업체 북팟이 기사의 가치를 같이 만들어가는 '대학생 기사취조단' 여덟번째 편이다.

두둥! 웅장한 소리와 함께 빨간 'N' 모양의 로고가 등장한다. 영화관이나 TV와 다르게 별 광고 없이 영상이 시작한다. 이제는 전세계인에게 친숙한 넷플릭스의 인트로(첫 화면)다.

넷플릭스는 오늘날의 OTT 산업을 일궈낸 기업임에 틀림없다. 1997년 비디오·DVD 우편배달 서비스로 시작했다가 2007년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이 사업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지금의 넷플릭스가 됐다.

워낙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둬서인지 관련 신조어도 생겼다. TV 등 유료방송을 떠나 OTT로 갈아탄다는 뜻의 '코드 커팅(Cord cutting)'이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되는 걸 의미하는 '넷플릭스당하다(Netflixed)'는 모두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인해 생겨난 단어다.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하지만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 콘텐츠 중간에 광고가 없다는 점, 여러명이 하나의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콘텐츠를 시청하는 게 가능했다. 이런 장점을 발판으로 넷플릭스는 2억2300만명(2022년 3분기 기준)의 가입자를 거느린 글로벌 OTT로 우뚝 섰다.

이랬던 넷플릭스가 최근 들어 예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첫번째 변화는 지난해 11월 4일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거다. 말 그대로 콘텐츠에 광고를 넣는 게 이 요금제의 골자다. 대신 스탠다드(1만3500원)·프리미엄(1만7000원) 등 기존 요금보다 가격을 5500원으로 크게 낮췄다.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1시간마다 4~5분가량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이 요금제의 효과는 2가지다. 하나는 저렴한 요금제로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낮춰 신규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넷플릭스가 구독료 외에 광고 수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 변화는 '계정 공유 금지'다. 불특정 다수가 하나의 계정을 공유하는 걸 금지하는 게 이 정책의 골자다. 지난해 3월부터 칠레·코스타리카·페루 등 남미에서 계정 공유를 단속하면서 시동을 걸더니, 지난 1월 1일 국내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를 발표했다. 앞으론 다른 IP주소에서 같은 계정을 쓸 경우,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다. 집집마다 넷플릭스를 가입하게 만들어 가입자 수를 늘리겠다는 게 넷플릭스의 노림수인데, 이런 점에서 광고형 요금제와 도입 이유가 일맥상통한다.

노선 바꾼 넷플릭스

그럼 넷플릭스가 기존의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광고형 요금제와 계정 공유 금지 카드를 꺼낸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의 실적에 정체기가 찾아왔다. 첫 신호는 2021년 성적표에서 나왔다. 이때 넷플릭스에 가입한 신규 시청자는 828만명에 머물렀는데, 이는 자신들이 예상했던 850만명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1분기에는 서비스 가입자 수가 2억2164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20만명 줄어들었다. 10년 만에 첫 감소세였기 때문에 넷플릭스로선 불안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심상치 않았다. 매출이 78억5000만 달러(9조659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는데, 이는 2020년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6억7000만 달러)보다 91.0%나 줄어든 5500만 달러(676억7750만원)에 머물렀다.

신규 가입자 수가 시장 전망치인 457만명을 뛰어넘은 766만명을 기록한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無광고를 자랑으로 삼아 왔던 넷플릭스가 실적을 우려해 노선변경을 했다"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관건은 기존 콘셉트에 반하는 운영방침을 도입하려는 넷플릭스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다. 제아무리 수익 개선에 효과적인 방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넷플릭스의 노림수는 악수惡手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맥락에서 광고형 요금제와 계정 공유 금지는 소비자 친화적인 운영책이라고 보기 힘들다. 소비자는 불편을 감수하고 광고를 시청해야 하고, 친구나 연인과 계정을 공유할 수도 없다. 과연 넷플릭스의 새로운 운영방침을 통해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그 자세한 내용은 2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박혜빈 세종대(경영학) 학생
parkhyebin04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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